여야 강경 대치, 법안·예산안 시한 초과할 듯

여야가 강경 대치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과 예산안이 10일 폐회하는 정기국회까지 처리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새해 예산안 국회 통과 법정 시한인 2일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상정한다. 하지만 여야 대치 속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국회 계류 중인 법안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법안 0건`이라는 초유의 불명예 기록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산안, 11년 연속 법정시한 넘길 듯

1일 새누리당은 예산안 처리의 법정기한인 2일 예정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민주당이 불참할 경우 단독으로라도 상정해 심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경환 새누리랑 원내대표는 “(예산안 상정을) 더 이상 끄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예산안이 예결위에 상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경과를 맞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예결위가 예산안을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상정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시한을 하루 남긴 1일에도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심의는커녕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2003년 이후 11년 연속으로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 처리 시한을 어기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예산안 처리가 올해를 넘겨 사상 초유의 준예산이 편성되면 65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며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간접자본(SOC) 지출도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 역대 최악

이달 10일 정기국회가 폐막할 예정인 가운데 여야가 극단적으로 대치하면서 올해 정기국회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3개월 동안 국회는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악의 성적표다.

여야간 대치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법안 0건`이라는 초유의 불명예 기록을 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만간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주요 법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서 입법성과를 제대로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제계는 경기활성화 관련법의 처리지연으로 기업의 투자가 지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이 불발되면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든 경기가 다시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박근혜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벤처 창업 대책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벤처 창업과 관련해 국회 계류중인 법안으로는 조세특례제한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중소기업창업지원법, 벤처기업특별조치법 개정안 등이 있다. 벤처 창업 관련 세제 지원이 주내용이다. 창업·벤처기업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도입, 전문 에인절 도입과 벤처확인제도 개정 등도 있다.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회 예산처리와 입법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 정책 약효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앞으로 정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하루빨리 국회가 민생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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