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인사 특징... `인사-성과주의`, `조직개편-책임경영`으로 위기돌파

지난주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LG그룹의 특징은 구본무 회장이 강조해 온 `시장선도`를 실현하기 위한 `책임경영체제`로 요약된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총 임원 승진자가 125명으로 지난해 116명보다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끌어낼 영업·마케팅과 시장선도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 등용에 중점을 뒀다. 올해 승진자는 부회장 1명, 사장 6명, 부사장 9명, 전무 30명, 상무 79명 총 125명이다. 이는 부회장 승진 없이 총 116명의 임원이 승진했던 지난해보다 8% 증가한 것이다.

LG인사 특징... `인사-성과주의`, `조직개편-책임경영`으로 위기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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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선도 동기 부여

성과주의 인사의 가장 대표적 사례가 박진수 LG화학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지 불과 1년 만에 다소 파격적으로 부회장에 승진했다.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한 것을 인정받았다. R&D 부문을 이끌며 전기차 배터리, 메탈로센 촉매 기술, 편광필름패턴(FPR) 3D 개발 등 석유화학에서 전지에 이르기까지 R&D 기반의 사업 성과를 주도한 유진녕 기술연구원장(부사장)이 사장 승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 역시 G시리즈 등 스마트폰 제품 개발력을 높여 사업의 근본 체질을 강화한 MC사업본부장 박종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이유도 실적에 따른 평가 덕분이다. 이웅범 LG이노텍 대표이사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카메라 모듈, 터치윈도우 등 고부가가치 부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위기 상황, 책임경영으로 돌파

시선을 모으는 것은 LG그룹이 내년을 위기 상황으로 상정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데다 유럽은 물론이고 신흥국도 아직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LG그룹은 이를 돌파할 카드로 `책임경영체제`를 선택했다. 부사장급이던 주요 보직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켜 권한을 강화하는 대신 실적에 따른 책임도 묻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장선도 관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HE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이희범 LG상사 부회장 영입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은 산업자원부 장관, 한국무역협회장, STX에너지-중공업 회장 등을 두루 거치고 해외사업 경륜과 자원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고 자원 분야 시장선도 기업 위상을 보다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영업·R&D 출신 약진

영업·마케팅 인력과 R&D 인력이 대거 승진했다. 영업·마케팅 분야 승진임원은 총 23명으로 지난해보다 4명 증가했다. LG전자는 캐나다, 호주법인장 등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과 가정용 에어컨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둔 조주완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미국법인장을 맡겼다. 특히 올해 승진자(44명)의 30%에 달하는 13명이 해외법인장과 영업·마케팅 분야 출신이다.

R&D 출신 승진자가 지난해보다 1명 늘어난 총 31명이 배출됐다.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 OLED TV 개발 담당인 오창호 상무와 LG화학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인 김수령 상무 등이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그룹장인 차수열 전무와 미래 자동차전지 시장 세계 1등 지위를 확고히 해온 LG화학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종현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사업 역량을 강화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LG그룹 인사 주요 특징

자료: LG, 업계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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