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TPP에 `관심 표명`…참여 수순 밟나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는 `예비 양자협의` 단계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사실상 참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정부는 `관심 표명`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날 제143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TPP에 관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관심 표명은 참여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기존 참여국과 참여조건에 대한 예비 양자협의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비 양자협의 후 참여를 선언하면 기존 참여국 승인을 거쳐 공식적으로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TPP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호주,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한다. 협정이 타결되면 세계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거대 FTA가 탄생한다.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하면 발효 후 10년간 실질GDP 2.5~2.6% 증가가 기대된다. 불참시에는 같은 기간 0.11~0.19% 감소가 예상된다.

TPP에 참여하면 아태 지역 거대시장을 확보하고 기존 협상 참여국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농·수·축산물과 중소 제조업 등 국내 민감 분야의 피해도 우려된다.

우리 정부가 TPP 참여 실익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관심을 표명한 것은 더 이상 늦어지면 TPP 참여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협상 참여국들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지금이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해석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관심 표명은 참여 선언을 전제로 하지는 않은 것”이라며 “추가 정보 수집과 종합 검토 후 조건이 안 맞으면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달 3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에서 기존 TPP 참여국에 우리의 관심 표명 의사를 전할 방침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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