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설계 기술 적용, 가격과 정밀도 모두 잡아

100만원대 산업용 3D 프린터가 나온다. 로봇 설계 기술을 적용해 출력물의 정밀도를 크게 높인 제품으로 부품·부분품의 모크업(실물모형)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케이엠씨로보틱스(대표 전대영)는 2년여의 연구개발(R&D)로 100만원대 후반의 3D 프린터 `아토로(Artoro)`(가칭)를 개발해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회사는 15년간 로봇 및 교육용 장비를 개발했다. 3D 프린터 출시는 처음이다.
아토로는 출력물의 정밀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기존 저가 3D 프린터의 출력물 대부분은 정밀도가 떨어져 모크업 제작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사는 정밀도를 높이고자 출력물을 놓는 바닥판인 `베드`를 작업 중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여기에는 회사가 경쟁력을 지닌 로봇 프레임 설계에 적용해온 알루미늄 블록 조립방식을 채택했다.

백정현 연구소장은 “베드의 흔들림 정도가 출력물의 정밀도를 좌우한다”며 “로봇 팔과 같이 부하가 많이 걸리는 부분에 적용하던 프레임 설계 방식을 프린터 베드 제작에 채택해 흔들림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케이엠씨로보틱스는 또 대덕대학교와 공동으로 `3D 캐드 123D 이러닝 콘텐츠`를 공동 개발해 보급한다. 3D 프린터용 오픈 캐드(CAD)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콘텐츠로 3D 프린터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CAD나 포토숍 등 전문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하면 3D 프린터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없다. 전문 디자이너가 없는 중소기업도 제품을 단기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인터뷰-전대영 대표
“10년 넘게 쌓인 로봇 개발 노하우의 결과물입니다.”
전대영 케이엠씨로보틱스 대표는 저가 보급형 3D 프린터임에도 정밀도를 크게 개선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 대표는 “3D 프린터 핵심 기술은 로봇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대부분의 보급형 3D 프린터 사출물이 정밀도가 떨어져 이 부분을 개선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3D 프린터로 장비 등 부분품을 직접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회사는 1998년 설립 이후 교육용 로봇과 장비 개발에 집중했다. 전 대표는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모터 제어기술, 센서 인터페이스, 통신과 제어보드 설계기술, 외형과 내부 기구 프레임 설계 기술 모두는 그동안 로봇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이라며 “그 덕분에 단기간에 완성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아토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교육용 콘텐츠를 함께 개발했다는 점이다. 전 대표는 “로봇을 개발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점이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며 “3D 프린터 역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 콘텐츠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3D 프린터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확실한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100만원 이하 포터블 3D 프린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