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장비, 내년 유례없는 호황 예고

침체를 겪던 반도체 후공정 장비 시장이 내년부터 활기를 띨 전망이다.

글로벌 1·2위 패키지 업체와 종합반도체업체(IDM)들이 신규 제조라인 증설을 시작한다. 3D 낸드플래시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고사양 패키지, 실리콘관통전극(TSV) 같은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장비 수요도 대폭 증가한다. 업계는 올해에 비해 후공정 장비 시장 규모가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1위 패키지 업체 대만 ASE는 오는 2020년까지 경기도 파주에 10억달러(약 1조6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국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늘어나는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앰코테크놀로지스와 스태츠칩팩도 인천 송도와 영종도에 향후 10여년간 각각 1조1000억원, 250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내년에만 국내에서 3000억원가량의 신설 투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생산하는 애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패키지를 위해서도 대만 업체들이 내년 약 5000억원 규모 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이 라인은 올해 투자가 예상됐지만 일정이 다소 연기돼 내년 초부터 장비 반입이 시작된다.

IDM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나 모바일 기기용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 그래픽 D램, TSV 양산을 위한 채비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5억달러(약 5303억원)를 투자한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충칭에 3억달러(약 3182억원)를 들여 자체 후공정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두 업체 모두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에 시스템반도체를 얹은 TSV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 시장 활황이 예상되면서 장비 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FC 장비 업체 한미반도체는 내년 매출액이 약 30%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TSV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기존 전공정 업체들도 후공정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쿄일렉트론·램리서치는 물론 노광공정 소재 업체인 일본 TOK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고영테크놀로지는 TSV용 3D 검사장비를 세계 처음 개발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시장에서 3D TSV, 웨이퍼레벨패키지 등 고사양 장비 수요는 지난 2010년 약 3억7000만달러에서 오는 2016년에는 25억달러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후공정 장비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예상보다 시장이 침체됐지만 내년에는 투자를 미뤄뒀던 업체들도 장비 발주를 내는 등 상반기부터 활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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