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핵산 앱타머를 개발했다. 앱타머란 특정 목적물(타깃물질)에 대해 높은 특이성과 친화도를 가지는 단일가닥 핵산(DNA나 RNA) 구조체로 특정 물질을 검출하는 센서로 활용될 수 있다.

27일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구만복 교수 연구팀은 염기서열 8개로 구성된 핵산 앱타머를 개발했다. 통상 70개 이상의 염기 서열로 구성된 DNA 앱타머의 길이를 10배 가까이 줄인 것이다.
기존 앱타머보다 길이가 짧고 표적과 결합력은 높아 다양한 바이오센서 개발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길이가 길면 표적 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생산 단가가 높아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앱타머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를 특이적으로 인식한다. 테트라사이클린은 사육동물이나 양식수산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생제로 토양·물에 흡수된 잔류물이 여러 경로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결합에 불필요한 서열을 제거하고, 결합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서열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구 교수는 "염기서열 76개로 구성된 앱타머 서열 중 실제 결합에 관여하는 핵심서열을 찾아 앱타머 바이오센서의 민감도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앱타머를 활용하면 축산가공품이나 물 등에 잔류할 수 있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를 검출하는 고성능 센서를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개발된 앱타머와 표적물질과의 결합을 신호로 바꿔주는 적절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의 결과는 생명화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 11월26일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표지논문으로 최종 출판될 예정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