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감시 대응 각국 움직임 속도···美 IT기업 손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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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도·감청과 정보수집 폭로 이후 세계 각국의 대응 움직임이 빨라진다. 수십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미국 IT산업 손실도 점차 현실로 드러난다.

정보 감시 대응 각국 움직임 속도···美 IT기업 손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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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블룸버그는 세계연합(UN)이 미국 NSA의 무차별 인터넷 감시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독일은 이달 초 인터넷 감시의 부정적 영향 우려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결의안을 제출했다.

누구든 불법적인 간섭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프라이버시 권리를 확보하고, 공공 안전을 위해 정보를 수집할 때에도 국제 인권법을 따라야 한다는 게 결의안의 핵심이다.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외교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193개 UN 회원국은 내달 총회에서 결의안을 의결한다. 결의안은 법적인 강제성은 없다. 사생활 보호에 대한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담았기 때문에 향후 관련 논의의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결의안을 제출한 브라질은 NSA 감시를 강력하게 비난한 대표적 국가다. NSA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이메일과 전화통화를 감시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미국과 NSA를 맹비난하며 새로운 국제 인터넷 거버넌스 논의를 요구했다. 10년 간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도청 사실이 밝혀지면서 독일도 브라질에 가세했다.

브라질과 독일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이미 인터넷 통제로 마찰이 잦은 중국과 러시아가 국가의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는다고 전했다. NSA 감시 대상에 포함된 인도와 멕시코도 실질적인 인터넷 제한을 고민한다.

각국이 NSA 정보 감시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미국 IT기업의 손실도 점차 현실화된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애플과 구글, 아마존 같은 미국 IT기업이 2016년까지 350억달러(약 37조원)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코는 지난 8~10월 세 달간 중국에서 주문량이 18% 줄어들었다. 로버트 로이드 시스코 개발 및 판매 대표는 “정보감시 파문 이후 구매 결정을 다시 생각하는 고객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네트워크 업체 아카마이테크놀로지는 독일에서 고전한다. 톰 레이튼 아카마이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은 미국 기업에 상당히 어려운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특히 독일에서는 미국 기업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가장 심한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IBM이 사업을 펼치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다. 클라우드보안연합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미국 외 국가에서 미국 업체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이 10% 취소됐다.

미국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사람들은 미국과 미국 회사를 점차 믿지 않게 될 것”이라며 “사이버 공간에서 국제적 경계가 생겨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SA 파문으로 현실화되는 미 IT기업 손해

자료:블룸버그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