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이하 AMAT)가 한국에 공급하는 장비 매출 규모를 내년 14억달러(약 1조4840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전반적인 설비 투자가 다소 회복되고, 특히 반도체 증착·식각 공정 수요가 기존 라인에 비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는 2015년이면 디스플레이 시장에 공급 과잉이 오면서 후방 산업 역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강인두 AMAT코리아 사장은 26일 “내년 반도체 사업만 약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디스플레이 역시 예정된 설비 투자 덕분에 올해보다 매출액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약 12억달러와 비교하면 15% 성장한 수치다.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중국 시안, 미국 오스틴 사업장과 SK하이닉스 청주 M12라인에서 추가 발주가 예상되고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각각 중국 쑤저주와 광저우에 건설 중인 8.5세대 라인이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AMAT코리아는 국내 고객사의 해외 투자를 제외한 순수 국내 매출액은 내년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가 3D 낸드플래시 공정을 구축하면서 식각·증착 장비 수요가 기존 라인에 비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D램·낸드플래시·파운드리 시장이 내년 3분기까지 활황일 것으로 보이고, 이후에도 반도체 투자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고 봤다.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중국 BOE·CSOT·CEC판다 등 3사가 6만장 이상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대폭 성장하지만 오는 2015년 이후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강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수요 예측과 무관하게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중국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 2015년부터는 LCD 시장에 공급 과잉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AMAT는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등 제조 장비 세계 최대 업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75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한국 시장(한국 회사가 중국·미국에 설립한 공장 제외) 매출액 비중은 약 12%로 대만(35%)·미국(20%)에 이어 세 번째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