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으로 중국 간 팹리스, 올해 매출 1500억원

지난해 정부가 국내 반도체 팹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한·중 시스템IC 협력연구원`이 벌써부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연구원 지원 기업이 중국에서 거둔 매출액이 올해에만 1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팹리스 업계가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종속에서 벗어나 신규 시장을 창출할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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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시스템IC 협력 연구원

26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자동초점(AF) 보이스코일모터(VCM) 구동칩 개발 업체인 위더스비젼은 연구원 입주 후 중국 고객사 4곳을 확보하고 매출액 10억원을 벌었다. 지니틱스 역시 중국 시장에서 5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CMOS이미지센서(CIS) 업체 실리콘화일도 중국 사업이 확대 되면서 올해 중국 내 매출액만 635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SK엠텍은 입주 업체의 칩을 장착한 보급형 태블릿PC를 제작해 780억원 규모 매출액을 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5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SK텔레콤이 공동으로 중국 선전시에 설립했다. 중국 공산당 산하 과학기술위원회, 선전시 과학기술협회와 손을 잡고 선전 과학관 내 전용 면적 700㎡ 규모 사무 공간에 10개 업체가 입주했다. 20여명 안팎의 인력을 운영하는 실리콘화일을 제외하면 모두 이 곳에 입주했다.

사무실 임대료가 선전시 평균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기술지원인력(FA)을 센터에서 채용해 공동 활용하고 있다. 현지 중국인 직원도 센터를 통해 채용할 수 있다. 연차별 1회씩 각 업체들의 고객사를 초청해 기술 교류회를 열고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신사업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라온텍, 클레어픽셀, 씨앤엠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아리버, 대도티앤에스, 티앤씨테크놀로지,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넥셀, 넥시아디바이스, 위더스비젼, 제퍼로직 등에서 파견된 영업 직원과 사무국 등 인력 약 30여명이 근무한다.

연구원은 상용화한 제품이 있거나 개발 완료한 제품을 중국 시장에 소개하고 영업을 지원하는 목적에서 설립됐다. 국내 반도체 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팹리스 업체의 판로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배종홍 코아리버 사장은 “마케팅, 기술 개발 지원 등 시장 확대를 위한 도움을 받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황준호 한중시스템IC연구원 사무국장은 “내년부터는 중국 정부와 공동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과 고객사 발굴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세금 감면 등 추가 혜택을 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27일 선전 지역 세트·모듈 업체 50여곳을 초청해 신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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