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 중 성장률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차 3관왕을 차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폭발적 성장세로 독일차의 아성을 위협하던 위치에서 미국차에도 추월당할 처지에 몰렸다. 혼다, 닛산 등 다른 자국 브랜드가 좋은 성적을 낸 것과도 대비된다.
2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요타자동차는 10월까지 6445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나 판매량이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8.23%에서 4.95%로 썰물처럼 빠졌다. 올해 도요타보다 판매량이 나쁜 브랜드는 GM코리아가 판매하는 캐딜락(-39.8%)뿐이다. 그러나 총 판매량이 257대에 불과해 사실상 도요타가 꼴찌를 차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수입차 시장이 사상 최대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도요타 부진이 더욱 도드라진다. 수입차는 10월까지 총 13만대가 넘게 팔리며 지난해보다 20.9%나 성장했다. 폴크스바겐(46.7%)과 아우디(30.6%), 메르세데스-벤츠(20.5%), BMW(15.8%) 등 독일 브랜드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포드가 지난해보다 42.2%나 성장하며 5877대를 판매, 도요타를 568대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해 들어왔다. 지난해 두 업체 판매량 차이는 5600대가 넘었다.
닛산(36.9%), 혼다(29.6%)는 물론 `아우` 렉서스(21%)까지 일본 브랜드가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도요타만 판매량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캠리-프리우스` 투톱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무려 4640대가 팔리며 수입차 `올해의 차`에 선정된 캠리는 올해 2900여대가 팔리며 판매량이 37.5%나 줄었다. 캠리 하이브리드(-38.6%)와 프리우스(-46.8%) 등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도 크게 감소했다. 한국도요타 측은 `공급 부족`을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캠리의 경우 월 200대 내외가 팔리는 모델인데 5~7월에 월 600대 이상 팔리면서 미래에 팔 물량을 미리 당겨 팔았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2009년 한국 진출 이후 판매볼륨과 수익성 간 균형점을 찾기 위해 프로모션을 자제한 것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젤 차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친환경성과 정숙성, 연비 삼박자를 갖춘 하이브리드밖에 없다”면서 “아직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저변이 넓지 않은 만큼 관련 아카데미 개최 등 하이브리드 알리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