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을 리뷰하거나 소개하는 카페 활동도 못 한다?`
네이버 게임 카페에서 청소년들이 쫓겨나고 있다.
네이버는 주요 게임 카페 운영자에게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 관련 내용을 다루는 경우, 미성년자 회원을 탈퇴시키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대표 카페에서 제외하거나 카페 노출을 제한하는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경고도 포함돼 있다.

게임 아이템 거래가 이뤄지거나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카페들이 대상이다. 1인칭슈팅(FPS)게임 전문 카페 FMF와 엘더스크롤·GTA 등 게임 카페, 일부 게임 개발사 카페 등이 이미 네이버 요청에 따라 청소년 회원을 정리하고 있다. 회원 수 30만명이 넘는 FMF의 경우, 전체 회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청소년 회원의 탈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게임로프트도 내달 초부터 청소년 회원 정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카페뿐 아니라 블로그 글도 제약을 받고 있다. 청소년 회원이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과 관련해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경우, 해당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청소년 이용가 게임과 이용불가 게임을 함께 다루는 카페라 하더라도 청소년 회원은 탈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카페 운영진은 “안타깝지만 네이버 운영 정책에 의한 조치라 따르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네티즌들은 “청소년이라고 해서 정보를 얻고 인맥을 만드는 카페 활동까지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영화·음악 등 다른 콘텐츠는 규제하지 않고 게임 카페만 제재하는 것도 논란이다. 최근 게임중독법 등 게임 규제 시도가 강화되는 것과 맞물려 게임을 즐기는 네티즌들의 분노가 커졌다.
연령별 게시판 운영 등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일방적 회원 탈퇴를 요구하는 네이버에 대한 불만도 높다. 네이버의 이런 조치가 여성가족부의 행정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음모론도 터져 나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불법, 음란 콘텐츠에 대해 철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며 “신고가 들어온 콘텐츠가 가이드에 위배될 경우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