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는 우리와 같은 보안회사들에 큰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 곳 투자자들은 우리가 `황금기(Golden Age)에 있다`고 평가합니다.”
앨런 케슬러 보메트릭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데이터 보안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호해야 할 대상 역시 늘어나 사업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보메트릭은 데이터를 암호화하는데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오라클·SQL 서버·DB2와 같은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는 물론이고 로그 파일·이미지 데이터·영상 데이터·음성 데이터 등까지 다룬다. 이 같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에서 보호·관리하는 기술이 특히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형 데이터는 비교적 보호하기가 쉽습니다. 반면에 비정형 데이터는 도처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또 어떤 게 민감한지 파악이 어렵습니다. 이는 정보 리스크가 높다는 얘기인데, 결국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글로벌기업일수록 시스템 필요성은 더더욱 절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 같은 핵심 기술로 보메트릭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4년간 연평균 35~4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작년 10월 진출한 우리나라에서도 고객사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케슬러 CEO는 “지난 4월 70여곳이던 한국 고객이 최근에는 180여곳으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활동은 미국 보안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대부분 대형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NSA 해킹 문제는 그동안의 보안 솔루션들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슬러 CEO는 “(NSA 이슈가)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분명치 않지만 긍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이 NSA 파문 이후 보다 복잡한 암호화 체계를 도입하는 것처럼 고객들의 이메일과 SNS 등을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IT 업계가 보안 시스템을 개편할 것이란 전망이다. 파일 단위로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보메트릭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01년 설립된 보메트릭은 기업공개(IPO)를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후 다시 회사가 거듭난 결과다.
케슬러 CEO는 “실리콘밸리는 자본 투자가 활발하고 실패를 해도 많은 기업과 동료 간 네트워크로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업앤다운(Up&Down)`을 겪지 않으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없으며, 이를 겪는 과정 속에서 좋은 팀과 기업 문화가 형성된다”고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조언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