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기업, `개발자가 행복한 기업` 만들기 나서

요즘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는 `3C(시가렛(담배)·컵라면·커피)`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개발자들의 각박한 업무환경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에 국산 대표 SW기업들이 자사 핵심 인력인 개발자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SW기업들이 개발 인력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능력 있는 젊은 개발자의 유입을 확대하고 핵심 인력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단순히 월급을 올리고 주택대출금을 무이자로 제공해 주는 등 금전적인 지원책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질적인 업무환경 개선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추세다. 금전적인 보상만으로는 창의적인 제품 개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SW업계 한 관계자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해도 개발자가 아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을 정도로 20대에겐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가 더이상 좋은 직종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있다”며 “개발자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젊고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이 분야로 뛰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비소프트는 올해 개발자들의 개발 문화를 개선하고 개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태계조성팀`을 별도로 만들었다. 회사는 내부에서 만든 팀이지만 궁극적으로 외부 개발자와 고객, 파트너 등과 함께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기 위한 구심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투비소프트는 자유로운 의견 제시를 위해 직급도 없앴다. 직급 대신 `님`을 불러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바꿨다.

티맥스소프트, 영림원소프트랩 등도 `개발자 기 살리기`에 나섰다. 특히 티맥스소프트는 연구개발자들의 처우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조건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개인별 개발룸은 물론이고 숙식까지 회사에서 제공한다. 영림원소프트랩도 매년 해외 유명 콘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대학원 등의 지원제도도 강화했다. 금요일은 `학교가는 날`로 통할 정도로 많이 활성화돼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니퍼소프트는 야근 없는 회사, 수영장이 있는 회사로 유명하다. 개발자들이 책상 앞에만 앉아있어서는 창의적인 개발물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도 연봉을 올려주거나 주택대출금을 무이자로 제공해 주거나 해외유학을 지원해 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책도 많이 내놓고 있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SW개발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파견근무 제도가 이러한 경향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개발자들이 보람 속에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위해선 파견 근무 환경이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