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첩보 위성 존재를 감추려고 미사일로 요격해 파괴한다. 위성 파편은 지구 궤도에 떠있던 다른 위성은 물론이고 우주정거장과 허블망원경까지 모두 파괴한다.

최근 개봉한 공상과학(SF) 영화 `그래비티`의 내용이다. SF영화에 등장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 궤도의 우주 쓰레기는 위험 수준이다. 청소를 할 기술도 비용도 없다. 언젠가 영화 그래비티처럼 우주 쓰레기가 각종 통신과 GPS를 책임지는 위성을 파괴해 지구에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50만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시속 2만8163㎞로 지구 궤도를 도는 50만개 우주 쓰레기를 파악했다. 엄청난 속도를 가진 파편은 위성을 파괴하고도 남는다. 2만개가 넘는 파편은 야구공보다 크며 50만개는 구슬 크기 정도다. 매우 작은 파편은 지구에서 파악할 수 없어 실제로 우주 쓰레기는 더 많다.
1957년 러시아가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을 발사한 이래 인류는 허블우주망원경과 국제 우주정거장(ISS) 등이 포함해 2500개가 넘는 위성과 시설물을 우주로 보냈다.
우주 쓰레기는 지구 궤도로 진입하는 유성과 인류가 만든 인공위성이나 발사체 등 두 종류다. 최근 러시아에 유성이 떨어져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수명이 다해 우주 쓰레기가 된 인공위성과 발사체 역시 지구로 떨어지거나 우주 시설물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각종 우주 실험 중 버려지는 기기도 지구 궤도를 떠돈다.
과학자는 1970년대부터 우주 파편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우주 쓰레기는 사고를 일으킨다. 1996년 프랑스 인공위성은 10여년 전 쏘아 올렸던 로켓 파편과 충돌해 피해를 입었다. 2009년에는 수명이 다한 러시아 위성이 작동하던 미국 이리듐 통신 위성과 충돌했다. 이 사건으로 2000개 넘는 우주 쓰레기가 생겼고 여전히 떠돌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