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강타하고 있는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최근 전 세계 투자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이다. 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일반대중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수익을 얻는다는 사업모델이 처음 등장했을 때,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투자업계는 그 성공을 의심했다. 실제로 초기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은 저조한 거래규모와 높은 연체율로 운영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벤처캐피털과 기관투자자들은 앞다투어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상황이 180도 역전된 셈이다.

영국을 필두로 유럽에서도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검증된 사업모델에 대한 벤처캐피털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를 받으려는 크라우드펀딩 회사의 수보다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더 큰,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이 이미 대규모로 투자를 유치하고 나섰다. 그 중에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캐피털로 알려진 세쿼이아 캐피털, 초기 구글에 투자해서 대박을 터트린 닷컴투자의 귀재 클라이너퍼킨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렌딩클럽이 지금까지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거래한 규모는 자그마치 한화로 1조 8천억 원에 달하며, 올 한 해에만 2조 원 이상의 거래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이 급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대체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하고 있다. 이에 벤처캐피털과 헤지펀드, 사모펀드를 비롯한 투자업계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업체의 미래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경우,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은 직접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펀드를 운용하고 수익을 얻는 데 목적이 있다.

투자업계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구글이 한화로 1,300억 원이란 거액을 투자하면서 매긴 랜딩클럽의 기업가치는 자그마치 1조6,500억 원, 2012년도 매출액이 400억 원에 불과한, 올해 초 갓 손익분기점을 넘긴 벤처회사의 미래가치를 이렇게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크라우드펀딩 전문기업인 한국금융플랫폼은 현재 독일계 벤처캐피털과 투자를 앞두고 세부조건을 협의 중이다. 한국금융플랫폼 전구진 이사는 “독일 쪽에서 먼저 투자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해왔다”며 “사업계획서만 보냈는데도 구체적인 투자액수를 거론할 만큼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한국금융플랫폼 측은 “개인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머니옥션’의 연평균 수익률은 원금손실을 제하고도 10%가 넘는 수준”이라며, “반면에 올 상반기 연기금은 저금리, 장기불황으로 인해 2%에도 채 못 미치는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했다. 또 주식과 채권만으로는 기관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을 맞출 수 없는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대체투자 상품으로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전했다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전 세계적인 투자 열풍이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7년 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생존 가능성마저 불투명했던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이 차세대 대안금융으로 주목받게 된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전구진 이사는 ‘혁신’을 꼽았다. 그는 “여태까지 금융업에서 IT 혁신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처럼 서비스 내용은 동일하고 사용환경을 변화시킨 일이며, 이들 서비스는 금융업의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꾼 파괴적 혁신은 아니었다”며 “반면에 개인형 크라우드펀딩은 금융시장의 기본구조와 관행을 뒤엎은 혁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제서야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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