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 탓인지 찬바람이 피부를 넘어서 가슴까지 파고드는 가을입니다. 늦은 퇴근길, 피곤한 몸을 지하철에 실으며 문득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내가 지금 행복한 것인지` 스스로 묻게 됩니다.

이렇듯, 문득 공허함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분께 법륜 스님의 인생 지침서 `인생수업`을 추천합니다. 책 속에는 살아가며 한 번쯤 느꼈을 고민들이 가득합니다.
내가 가진 그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내용들을 읽다 보면 공감과 함께 지금 내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데요. 법륜 스님은 특유의 통찰력 있는 해답으로 사소하다 비웃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고민이 과연 우리의 삶을 흔들 만한 크기인가 돌아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우리 마음과 닿아있는 이야기를 한 페이지씩 읽어가다 보면 어느덧 문제는 외부의 사건이 아니라 모두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법륜 스님은 행복의 출발이 바로 그곳, 자기중심 찾기에서 시작됨을 역설합니다. `일어난 일은 언제나 잘된 일이다`라는 장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인상적으로 설명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처럼 우리 인생에도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많이 생겨납니다. 이혼, 퇴사, 사업 흥망도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늘 인생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만 삶은 언제나 행과 불행 사이를 오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생을 `고락`이라고 부릅니다. 즐거웠다가 괴로웠다, 좋았다가 나빴다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일이 생겨 행복한 것은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 뜻대로 되어서 행복한 것은 마약 주사를 맞아 행복한 것과 똑같아서 계속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쁜 일이었던 게 오히려 나에게 더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고, 좋은 일 같았던 것이 더 손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알면 행복에 집착하고 불행에 괴로워하는 감정기복이 줄어들지요.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낙관이 아니라,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보면 어느 상황에서든 배울 수 있습니다.
책 속에서 법륜 스님은 자신의 수감 경험을 일례로 듭니다. 누구나 피하고 싶은 그 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법을 한층 더 깊이 배울 수 있었기에 그 역시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할 책임도 있고 권리도 있습니다. 그럼 인생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 순간에 충실한 것입니다. 10대는 10대에 충실하고, 20대는 20대에 충실한 겁니다. 주어진 행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어릴 때는 어린 대로, 젊을 때는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할 때 우리는 늘 인생의 황금기를 살 수 있습니다. 결국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며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행복한 인생입니다.
인생수업, 법륜 지음, 한겨레 출판 발행, 8450원
제공 : 리디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