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사 스마트폰 `킬 스위치` 도입 반대…고객 안전 외면 논란

미국 이동통신사가 도난이나 분실한 스마트폰의 악용을 막는 `킬 스위치` 도입을 반대해 논란이 거세다. 반대 이유가 고객 배려보다 자사 매출 감소를 피하려는 의도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Photo Image
애플 아이폰은 iOS7부터 원격에서 스마트폰을 잠글 수 있는 기능이 들어있다.

뉴욕타임즈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킬 스위치`를 도입하려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가 이통사 반대에 부딪혔다고 20일 보도했다.

킬 스위치는 스마트폰을 도둑맞거나 잃어버렸을 때 원격에서 기기를 조종해 모든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지우고 아예 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기능이다. 운용체계(OS)나 이용자가 임의로 바꿀 수 없는 소프트웨어(펌웨어)에 킬 스위치를 넣는다.

AT&T, 버라이즌 등 이통사와 이동통신산업협회(CTIA)는 최근 삼성전자가 개발한 킬 스위치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 넣을 수 없다고 밝히며 문제가 불거졌다. CTIA는 표면상으로 킬 스위치 도입이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며 거절했다.

CITA 측은 “킬 스위치가 켜진 스마트폰은 비상전화도 걸 수 없고 분실자가 나중에 잃어버린 휴대폰을 되찾더라도 다시 쓸 수 없다”며 “악용되면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등 보안기관에서 쓰는 전체 스마트폰을 사용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CITA는 이미 이통사는 도난이나 분실된 스마트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고객 안전에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차라리 분실 도난 스마트폰 거래자를 강하게 처벌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개스콘 샌프란시스코 검찰총장은 트위터에 “이통사는 킬 스위치 도입이 휴대폰 분실 보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거부했다”며 “고객 안전보다 이통사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미국에서 스마트폰 도난은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스마트폰 강도 사건이 흉악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뉴욕시에서 스마트폰 범죄는 일 년 새 40%나 늘어났다. 이통사가 만든 도난 분실된 스마트폰 데이터베이스가 있지만 무용지물이란 비판이 거세다. 스마트폰 도난 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도 되찾거나 위치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도난 스마트폰은 대부분 중국 등 해외로 팔려나간다. 이 때문에 정부당국은 지난 7월 각 주 담당자와 휴대폰 제조사를 모아 `SOS(Secure Our Smartphones)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킬 스위치 도입을 추진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