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 노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는 중국 진출 국내기업 201개를 대상으로 올해 임금·사회보험·복리후생비를 포함한 노무비를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10% 이상 늘었다는 기업이 72.6%에 달했다고 19일 밝혔다. 20% 이상 상승했다는 기업도 14.4%에 이르렀다.
작년 조사에서도 10% 이상 상승했다는 응답이 75.6%에 달해 2년 연속 노무비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대한상의는 중국 시장에서의 노무비 상승 요인으로 소득분배 제도 개혁을 내세운 중국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정책, 중서부 지역 등 지역 균형개발 정책에 따른 저임금 노동력 유출,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새로운 세대 등장을 꼽았다. 특히 주거비 등 생활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중국의 급격한 노무비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한 노무비 상승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무비 상승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61.2%는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답했다. 5.5%는 경쟁력을 거의 상실했다고 응답했다. 노무관리 애로사항으로는 급격한 임금 상승(50.5%)과 사회보험 및 복리후생비 증가(46.2%)를 지적했다. 필요인력 구인난(44.6%), 높은 이직률(44.1%), 핵심 전문인력 구인난(32.3%)도 기업을 괴롭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노무비 상승에 대응해 품질 개선 등 내수 확대(53.2%), 자동화 등 생산시스템 개선(42.2%), 현지인 고용 확대 등 인력구조 조정(26.6%), 제품단가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22.5%)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다른 저임금 국가로의 사업 이전(7.5%)이나 중국 내 저임금 지역으로 사업 이전(5.2%)을 고려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오천수 대한상의 베이징사무소장은 “기술 혁신과 판매 확대 노력으로 노무비 부담을 상쇄해 나가는 한편 전문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인사관리 시스템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