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특별한 `셀 생산` 도입한 한국 안산공장

캐논의 `셀(Cell)` 생산 혁신은 한국에서도 신화를 만들어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안산공장이 주인공이다.

안산공장은 복합기를 비롯해 PCB 생산라인도 갖춘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의 주요 국내 생산거점이다. 1999년 셀 생산을 도입한 안산공장은 10년 만에 20배 가량 생산량을 늘렸다. 이전까지 180m 길이의 컨베이어벨트를 운영했던 안산공장은 벨트를 없애고 혼자 혹은 소수 인원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셀 생산을 확대했다.

안산공장은 단순히 셀 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2002년 독자적 `기종장 제도`를 창안했다. 셀 생산이 생산 부문에만 적용되면서 관리·지원 부문과 상충돼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한 기종을 생산하는 직원을 모아 한 명의 대표 기종장을 정하고 마치 하나의 독립된 회사처럼 운영되게 한 것이 뼈대다. 부품 발주부터 자재·기술·제조·검사·출하에 이르는 생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음식 재료 구매에서 조리와 판매까지 책임지는 `포장마차 주인`을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생산라인과 구매·검사·재고 관리 부서가 떨어져 있어 늦어졌던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 한 책임자 아래 있으니 생산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서로 책임을 미루던 생산·관리 부서간 갈등도 줄었다. 직원의 책임의식은 높아지고 `핑계없는 공장`을 만들어냈다. 셀 생산만 적용했을 때 보다 재고와 불량률이 현저히 줄어 생산성은 23% 높아졌다.

안산공장은 `마이스터(MEISTER)` 제도도 운영한다. 손놀림이 빠른 직원 왼쪽 팔에 완장을 단다. 혼자 하나의 기종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하고 품질확인까지 가능한 직원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자격이다. 마이스터 중 최고를 선발하는 `마이스터 경진대회`도 연다.

생산 부문에 마이스터가 있다면 관리 부문에는 `마이다스(MIDAS)`가 있다. 혼자 생산관리부터 자재, 검사, 물류 등 일련의 관리 직무 수행이 모두 가능한 직원에게 마이다스 자격을 준다. 단순 작업만 반복하지 않고 스스로 능력을 키우면서 성취감도 얻을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조치다.

장애인이 일하는 `아이캔(I CAN) 셀` 라인도 운영한다. 장애인이 보조나 지원 업무가 아니라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하나의 셀을 담당하는 것이다.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는 이 라인은 장애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공생 이념도 실천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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