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스타를 보고도 게임산업 이렇게 홀대하나

35조4537억원과 2조5923억원. 올해 상반기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과 수출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2.9%와 9.2% 증가했다. 게임산업만 4조7882억원의 매출액과 1조5011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62.4%에 이른다. 게임산업은 콘텐츠산업의 틀림없는 수출 효자품목이다. 정부가 게임산업을 창조경제 핵심 산업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3`에서는 국내외 온라인·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내년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대거 공개했다. 32개국 512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부스는 증가했지만 일반 사용자들이 주로 찾는 소비자(B2C)관은 지난해보다 줄었고 기업관(B2B)관 규모가 커진 것이 특징이다. 일반 관람객의 즐길 거리는 다소 줄었지만 중국·일본 등 해외에서 온 게임 업체 관계자들로 북적여 기업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지난해보다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세계 5위인 국내 게임시장의 영향력은 늘어나는 수출에 힘입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산업이 게임 셧다운제에 이어 이른바 `4대 중독법`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게임과 알콜, 그리고 도박과 마약 등 4대 중독유발물질과 행위를 범정부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중독의 예방과 관리, 치료를 위한 법률`이다.

여당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이지만 여당 내에서도 4대 중독법이 모처럼 활성화한 게임산업 성장에 찬물을 끼얹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양이다. 그나마 정부가 문화부·복지부 등 유관 부처를 중심으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니 다행스럽다.

지스타가 열린 벡스코에는 첫날부터 일반 관객 수만명이 몰렸다. 신작 게임을 직접 체험하려는 관람객 줄이 100m이상 길게 늘어설 정도다. 게임산업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얼마든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산업이자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게임산업을 문화융성의 핵심이라고 한 정부 공언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 사용자들이 지스타를 마약전시회라며 정치권을 조롱하는 이유부터 새겨들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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