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이 바이러스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기가옴이 14일 보도했다. 배터리 충전에 쓰이는 나노와이어 성능을 높이는 게 핵심으로 기존 기술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한 논문에서 M13 바이러스로 실내 온도에서도 나노와이어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나노와이어는 직경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m) 정도인 극미세선으로 트랜지스터, 메모리, 배터리 등의 전자소자로 사용된다.
나노와이어를 만들려면 고온 고압 공정과 위험한 화한 작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M13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하면 안전하고 쉽게 나노와이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13 바이러스는 물에서 금속 분자를 포착해 표면이 뾰족뾰족하고 길다린 나노와이어를 만든다. 산업용 나노와이어의 부드러운 표면보다 표면적이 더 넓다. 전기화학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무대가 그만큼 넓어진다는 얘기다. 충전과 방전이 더 빨라져 배터리 효율성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여기에 금속을 조금 추가하면 나노와이어 전도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두 방식을 조합하면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전기 저장 용량이 최대 3배 늘어난다. 아직 50차례 정도 충전과 방전 테스트만 했기 때문에 상용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