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삼성SNS가 13일 각각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두 회사 간 합병안을 최종 승인했다. 두 회사 간 합병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두 회사 전산망 통합과 사업 시너지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등 연내 합병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이날 네트워크 부문을 포함한 삼성SNS의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 삼성SNS도 이날 주총을 열고 삼성SDS로의 흡수합병안을 의결했다.
삼성SNS를 합병해 삼성SDS는 해외시장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SDS는 지난 7월 국내 대외 금융·공공 IT사업을 전면 철수하면서까지 해외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매뉴팩처링 및 타운(SMT)` 조직을 신설, 스마트타운 해외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다. 그러나 삼성SDS는 그동안 국내 사업에 주력해 왔기 때문에 삼성그룹 계열사의 해외사업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성과을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중 가장 큰 문제가 해외 판매 및 공급망이다. 대부분의 해외사업이 정부와 함께 수주하는 전자정부 사업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NS의 해외 판매 및 공급망은 삼성SDS의 해외사업 수주 확대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SNS는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 등 다수 국가에서 대규모 통신망 구축 경험을 쌓아왔다. 최근 삼성SDS 등 대형 IT서비스기업이 관심을 두는 해외 사회간접자본(SOC)IT 사업에도 통신망 등 네트워크 사업이 핵심이다.
IT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절차가 마무리되면 해외 사업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두 회사는 기존 사업에 충실하는 한편, 합병 후 네트워크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시너지를 낼 사업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두 회사간 정보시스템 통합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사·재무·회계 등 공통시스템을 비롯해 상당수의 업무시스템은 기존 삼성SDS시스템을 확대 적용한다. 단, 삼성SDS가 보유하지 않은 삼성SNS의 업무시스템은 그대로 가져와 삼성SDS시스템과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SDS는 서비스 중심, 삼성SNS는 제조업 위주의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잘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룹웨어 등의 정보시스템은 이미 그룹 공통 시스템으로 통합된 상태다.
삼성SNS의 지원부문은 삼성SDS 사옥으로 합병기일인 12월 17일 이후 순차적으로 입주하게 된다. 다시 내년에는 총 6개 건물에 흩어져 있는 부서를 통합, 서울 잠실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통합 후 삼성SDS가 언제쯤 상장 카드를 꺼내들 것인가도 재계의 주 관심사다. 두 회사 간 합병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연계돼 있다. 재계는 삼성SDS가 추후 상장을 통해 경영권 이전에 필요한 자금조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