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에도 끄떡없는 데이터센터가 곧 등장한다. 연료전지를 활용해 자체 생산 전기를 공급하는 친환경 서버 솔루션이 개발 중이다.
13일 데이터센터 전문매체 데이터센터날리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낮춘 그린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외부 전원공급 없이도 연료전지로 전기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연료전지는 수소나 메탄올이 산화할 때 생기는 화학에너지에서 전기를 얻는 친환경 기술이다.

백서에 따르면 연료전지 발전 장비가 서버 랙(Rack)에 붙박이(built in)로 설치된다. 랙은 데이터센터에서 서버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금속 선반이다. 단위별로 서버를 모아 위치를 확인하고 전력 공급과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랙 1개에 x86서버 16~18대가 들어간다.
MS는 랙에 메탄올 연료전지를 설치해 서버에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랙 단위로 자체 전기를 제공하면 전력분배시스템이 필요 없어진다. 데이터센터는 외부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값비싼 전력분배시스템을 활용해 각 랙이 있는 구역별로 전기를 공급한다. 시스템이 사라지면 그만큼 비용이 줄어든다. MS는 데이터센터 설비비를 최대 20%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10%를 잡아먹는 고가의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도 필요 없다. 전원이 끊어져도 배터리로 계속 작동하는 노트북과 마찬가지다. 랙에서 자체 공급하는 전력은 유지되기 때문에 블랙아웃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최대 골칫덩이인 전기료가 크게 줄어든다. 데이터센터 전체 전기료 중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IT 장비가 52%, UPS가 10%, 나머지는 냉각이 차지한다. 냉각을 제외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별도 충전 없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오래 사용할수록 비용 절감 효과는 커진다.
연료전지는 다양한 장점을 가졌다. 태양광보다 전기 효율이 높다. 소음이 없고 유해물질과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MS는 연료전지를 데이터센터에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전체 데이터센터, 심지어 각 서버마다 연료전지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랙에 설치하는 편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MS 측은 자사 계획이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하는 커다란 혁신이라고 전했다. 이미 이베이가 유타 데이터센터에 연료전지 기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만 데이터센터 차원이지 랙 단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 제임스 MS 수석 연구프로그램 매니저는 “데이터센터 서버에 전기가 공급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이 손실된다”며 “단위별 연료전지 발전기가 데이터센터 복잡성과 비용을 줄이고 전력 효율성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