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서유럽 순방을 마치고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을 떠나 프랑스, 영국, 벨기에, 유럽연합(EU)본부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순방기간 동안에도 박 대통령은 국정 비전인 창조경제를 적극 홍보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또 유럽의 기초과학·문화와 우리가 강점이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서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분야 교류와 협력을 촉진해 신성장동력을 함께 창출하기로 하고 친환경 자동차와 항공, 농식품, 정보기술(IT), 제약, 생명과학, 로봇,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국 기업의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제3국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프랑스 금융기관과 협력을 강화했다. 수출입은행과 프랑스 개발금융기관, 무역보험공사와 프랑스 수출보험공사, 수출입은행과 프랑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토탈(TOTAL) 간 상호 금융지원 등 4건의 양해각서(MOU)가 교환됐다.
영국 국빈방문에서는 2020년까지 양국간 교역 및 투자를 지금의 2배 규모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정부 간 경제통상공동위원회와 민간 글로벌 CEO포럼을 신설, 정례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국 문화 콘텐츠와 한국 IT를 접목해 스마트 콘텐츠를 만들고 한국의 한류와 영국의 미디어산업이 결합해 창조경제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도 논의했다. 아울러 금융당국간 고위급회담을 정례화하고 한·영 민관합동 금융협력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 영국 기관 및 은행과 교환한 11개 MOU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기반도 마련했다.
벨기에와는 양국이 강점을 가진 화학과 의약, 물류, 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 과학기술협력 협정체결 및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신설 협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솔베이, 바스프, 베르살리스, LFB, 지멘스 등 유럽연합(EU) 대표기업 5개사로부터 총 3억7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한 점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박 대통령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EU본부를 방문,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및 반롬푀이 EU 상임의장과 한·EU 정상회담을 통해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미래지향적 협력 기반 구축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방안 등을 협의했다.
서유럽 순방을 끝으로 박 대통령은 올해 예정된 해외 정상외교 일정을 모두 마쳤다. 박 대통령은 오는 12일에는 청와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9월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에 이어 두 번째다.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새 정부 출범 후 한반도 주변 4강국 정상 가운데 첫 번째여서 의미가 있다는 청와대 설명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