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LED 조명사업, LG전자 중심으로 재편

LG그룹이 발광다이오드(LED)조명 사업을 LG전자로 통합한다. LG이노텍의 LED조명 엔진(모듈) 사업을 LG전자로 이관해 완제품·모듈 개발을 일원화한다는 골자다. 이는 백열전구가 전면 사용 금지되고, 중소기업적합업종 품목이 다시 정비되는 내년 이후부터 국내외 조명 시장에 공세적으로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LED 칩·패키지에 주력, 오랜 적자구조를 탈피하고 내년 증설 투자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LG이노텍으로부터 공급받던 LED조명 엔진 사업을 이관받기로 했다. LG전자는 뉴옵틱스 등 기존 TV 부품 협력사를 중심으로 엔진 제조 관련 협력사를 물색 중이다.

조명 엔진은 LED 패키지와 전원 모듈(컨버터)을 조립한 핵심 부품을 의미한다. 이 조명 엔진에 방열판과 케이스·갓을 씌우면 LED 조명 완제품이 된다.

LG그룹은 이미 지난 5월 LG이노텍 LED사업부장이었던 류시관 부사장을 LG전자 라이팅사업담당으로 선임하면서 LG전자 중심으로 한 조명사업 개편을 시사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와 더불어 에어컨·에너지(AE)사업부 내에 있던 LED조명 조직을 최고운영책임자(COO) 산하 독립 사업부로 분리했다.

반면에 LG이노텍 LED사업부는 김창환 전무를 사업부장으로 선임하고 부사장급 조직에서 전무급으로 축소했다. 연초부터 튜너·전력 모듈을 생산하던 광주 공장을 차량용 전장부품 전용으로 전환하면서 모듈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LG전자가 조명 모듈부터 완제품까지 통합하는 것은 LED 칩·패키지 적기 투자로 시장 선점과 동시에 공급망관리(SCM)를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세계적으로 전통 조명에 규제가 강화되고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적합업종 품목에서 LED조명 상당수가 제외될 것으로 예상돼 조명 시장 활황이 기대된다.

LG전자는 LG이노텍 외에 다수 모듈 협력사를 확보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적자를 내던 LED조명 엔진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칩·패키지에 주력할 수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칩·패키지 생산량을 국내 1위로 끌어 올리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조명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키워 삼성보다 조명 시장에서 우위에 서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기존 TV 협력사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TV 사업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동반 부진을 겪었던 TV 부품업체들이 LED 엔진 사업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LG이노텍 측은 이와 관련 “그룹 내 계열사 간 사업 이전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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