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구원 투수 존 첸 "일 년 반만 기다려 달라"

“블랙베리 회생, 일 년 반만 기다려라.”

블랙베리 구원투수로 나선 존 첸 CEO 직무대행(전 사이베이스 회장)이 제시한 시간이다. 매각 계획을 전격 철회하고 독자 생존의 가시밭길을 택한 블랙베리의 재기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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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는 가라앉는 블랙베리호의 새 선장 존 첸이 약속한 시간 내에 회사를 구해낼 지 이목이 집중된다고 6일 보도했다.

첸이 블랙베리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유는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훌륭히 되살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98년 적자에 허덕이던 데이터베이스 전문 기업 사이베이스에 들어가 일 년 만에 흑자로 바꿔놓은 주인공이다. 당시 사이베이스는 현재 블랙베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1994년 57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첸이 이사회에 들어갔을 때 9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첸은 사이베이스 직원 20%인 100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연간 1억달러(약 1062억원) 지출을 줄이는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과 전면전을 피하고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틈새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2010년 첸은 SAP에 사이베이스를 58억달러(약 6조1600억원)에 팔았다. 그가 CEO로 취임했던 당시 시가총액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첸은 아직 구체적인 블랙베리 회생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사이베이스에서 했던 것처럼 삼성전자와 애플이 놓친 틈새를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블랙베리는 사이베이스보다 훨씬 복잡하고 큰 회사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사이베이스보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졌다는 점이다.

첸은 우선 블랙베리 안정화에 만전을 기한다. 가장 큰 고객군인 정부와 금융, 통신 산업계를 만나는데 집중한다. 첸은 “블랙베리는 장기적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사업 요소가 있다”며 “전에도 이런 경험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베리는 잠재력을 지닌 상징적인 브랜드”라며 “다시 성공을 거두려면 시간과 절제,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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