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STX에너지 인수 안하나 못하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매물은 나와 있지만 살 돈이 없다.”

STX에너지 인수전에 뛰어든 포스코에너지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다. 그룹에서 진행하는 재무구조 개선작업 탓에 발전 부문 자회사인 포스코에너지가 인수전에서 사용할 실탄이 부족해 보인다는 평가다.

5일 금융 및 발전업계에 따르면 STX에너지 인수전의 막판 경쟁자로 삼탄과 LG-GS 컨소시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삼파전 구도를 연출했던 포스코에너지는 일단 인수협상을 계속하겠지만 뚜렷한 공세는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TX에너지 인수 예상후보에서 포스코에너지가 제외된 데에는 모회사인 포스코가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시 재무개선 차원에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크게 작용했다. 업계는 이를 사실상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전 초기부터 포스코에너지의 STX에너지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모기업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고, 계열사 합병 및 부채 탕감 등 그룹사 전체적으로 재무개선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8000억원가량을 쏟아부어야 하는 이번 인수전은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시장 침체와 판매가격 하락, 원료가격 상승으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고,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해외 시공 사업에 참여하면서 저가 수주 리스크를 겪는 등 그룹사 전반적으로 저성장 분위기에 빠진 것도 영향이 크다.

STX에너지 인수가 최종적으로 무산되면 포스코는 에너지 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당초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이 원전을, 포스코에너지가 석탄화력발전소를 계획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계획이었지만 모두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일정을 미뤘다. 이후 포스코에너지가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올해 추가계획에 반영하려 했지만 정부는 추가적인 발전사업계획 반영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룹 에너지 부문의 대용량 발전소 사업이 모두 지연되면서 STX에너지의 북평화력발전소가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현금 유동성 문제로 군침만 삼키는 상황이다.

문제는 포스코의 에너지 부문 의존도가 작지 않다는 점이다. 올 3분기 실적에서도 에너지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철강부문 영업이익률을 넘어서며 철강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포스코에너지 발전수익은 한국전력과의 장기구매계약(PPA)에 의존하고 있다. PPA는 한전이 일정한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해주는 것으로 현재는 전력거래 시장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돼 있어 포스코에너지 이익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

오창관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PPA 발전소를 시장거래로 돌리게 되면 적자가 발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전력은 PPA 계약을 만료 후 더 이상 연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발전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력수급계획에서 원전과 석탄화력 모두 고배를 마신 포스코로서는 STX에너지 북평화력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룹 상황을 볼 때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부담스러운 만큼 공격적인 인수의사 표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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