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상장 폐지 단계를 밟으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인포메이션위크는 PH 페런드 델 북미지역 대표와 인터뷰를 중심으로 개인회사로 바뀌는 델의 8가지 변화를 소개했다.
첫째로 델은 그동안 공언했던 대로 스마트폰 사업에 연연하지 않는다. 페런드 대표에 따르면 3조달러(약 3200조원) 규모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다. 이미 뒤처진 시장에 더 이상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대신 PC와 태블릿PC 시장에 집중한다. 머지않아 PC와 태블릿PC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게 델의 생각이다. PC 사업으로 매출을 유지하면서 새로 내놓은 `베뉴`로 태블릿PC와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둘째는 상장기업 때는 어려웠던 투자가 가능해진다. 페런드 대표는 상장폐지가 델 사업 구조를 더 유연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나 벤처캐피털로부터 다양한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기업 성장이 아닌 이익에만 관심 있는 투자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충고다.
셋째로 델은 공공과 사설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집중한다. 고객은 중요도에 따라 내부와 외부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분류해 관리하길 원한다. 델은 이미 이런 요구를 파악하고 클라우드 자동화 업체 `게일(Gale)`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개인 모바일 장비를 업무에 활용하는 `브링 유어 오운 디바이스(BYOD)` 관리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는 게 넷째다. 페런드 대표는 `장비 간 연결`이 개인회사로서 델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기업의 모든 IT기기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 개발에 힘쓴다.
다섯째는 다시 기업 컴퓨팅에 집중이다. 델은 차세대 데이터센터 장비와 빅데이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이미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ARM 서버와 통합 인프라 장비인 액티브 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데이터센터 장비와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내놨다.
채널판매와 미국 외 지역으로 사업 범위 확대가 여섯째 전망으로 꼽혔다. 일곱째는 중견중소기업 시장 사업 강화이며 기존보다 혁신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게 여덟째로 전망됐다.
페런드 대표는 “얼마나 많은 제품을 내놓고 인수합병을 진행할 지 명확하게 얘기하기 어렵지만 상장 때보다 빠르게 혁신을 추진할 것은 명확하다”며 “운전석에 앉은 마이클 델 회장은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개편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델 회장은 지난달 말 델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델 회장은 개인회사 전환을 위해 7개월 간 노력했다. 거래 규모는 총 249억달러(약 26조4000억원)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