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다른 법인 출자와 지분 처분액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이 투자와 지분매각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타 법인 출자 총액은 10조37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6조852억원보다 37.6% 감소했다. 출자 건수는 132건으로 33.3% 증가했지만 1개사의 평균 출자금액은 984억원으로 49.2% 줄었다.
한국가스공사가 호주 글래드스톤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코가스오스트레일리아(Kogas Austrailia Pty)에 9636억원을 투자한 것이 규모가 가장 컸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8694억원을 출자했고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카드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하면서 8463억원을 출자했다.
출자 지분 처분 총액도 4조23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8% 감소했다. 타 법인 출자지분 처분 건수는 52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1.8% 감소했고 1개사당 처분 금액 평균은 985억원으로 무려 77.8% 줄었다.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극동건설 주식을 9981억원에 처분한 게 규모가 가장 컸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회생계획에 따른 감자로 보유 주식 전량을 무상소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투자재원을 확보하려고 삼성생명 주식을 3038억원어치 처분했다. STX는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TX에너지 주식 27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이외에 금호산업이 코에프씨 IBKS K-Stone 사모투자전문회사 지분 1701억을, 삼익악기가 미국 악기제조회사 스타인웨이 지분 1635억원어치를 각각 팔았다.
조사는 상장법인의 타 법인 출자 또는 출자지분 처분 공시내용을 기준으로 조사됐다. 타 법인 출자 또는 출자지분 처분 공시는 출자 또는 출자지분 처분 금액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이면 당일 공시해야 하며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대규모 법인은 2.5% 이상일 때 공시해야 한다.
타 법인 출자현황 (해당연도 1월 1일~10월 30일)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