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태블릿PC 시장 공략에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확실하다는 공식이 굳어지고 있다.
4일 제스천, 엘꼬메르시오 등 페루 외신에 따르면 페루는 저가 제품이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올 9월까지 태블릿PC 판매 시장이 작년보다 360% 성장했다. 현재까지 약 68만대가 수입됐으며 연말까지 총 80만대 이상이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율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현재 100개가 넘는 태블릿PC 브랜드가 페루에 진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덕분이다. 고성능 기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되자 한 가정에서 여러 명이 태블릿PC를 쓴다.
이 시장에서 `브랜드`는 통하지 않는다. 현재 페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미국의 `AOC`다. 가격이 20만원을 밑돈다. 삼성전자(11.9%)와 애플(5%)은 각각 시장 2위와 6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에서 가장 큰 비중은 `기타(33%)`가 차지했다. 수많은 무명 브랜드의 각축장이라는 의미다. 인텔 시장조사에 따르면 페루 소비자의 42%는 태블릿PC를 살 때 특별히 선호하는 브랜드가 없으며 가격이 가장 큰 결정요소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58%는 가족이나 지인이 알려주는 기술 사양에 따라 구매했다. 이 현상은 중남미 공통이다. 최근 중남미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이 상승하는 이유도 낮은 가격과 가격대비 좋은 성능을 갖춘 다양한 제품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단말기 시장이 확대되면 관련 부품과 애프터서비스(AS) 시장도 덩달아 늘어난다. 전문가는 브랜드와 상관없이 단말기를 수리해주는 업종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페루 소비자의 대부분은 저가 태블릿PC를 구매한 후 잦은 고장으로 구매를 후회했으며 AS와 부품 교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GFK 페루 대표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남미 태블릿PC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은 `고성능 저비용`”이라며 “향후 이 지역 소비자는 기본적인 성능에 가격이 저렴하며 AS가 확실한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