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당신의 짐이 아직 마이애미에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호텔에 머무를 예정이십니까?”
공항에 내리자 스마트폰에 온 알람이다. 스마트폰으로 항공기 수화물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대가 열린다. RFID 덕분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국제항공수송협회(IATA)가 더블린에서 열린 여객 컨퍼런스에서 수하물표에 쓰이는 글로벌 RFID 표준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브리티시항공은 최근 시애틀과 런던을 오가는 고객에게 RFID 수하물표를 시험했다. 내년 주요 고객에 서비스 확대 계획을 밝히는 등 RFID 수하물표가 확산될 전망이다.
접착제가 붙어있는 종이 수하물표는 항공사 입장에서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준다. 한 번 쓰고 버려 환경오염 문제도 일으킨다. 매년 전체 수화물의 1%가 주인을 찾지 못한다. 피해 규모로 따지만 26억달러(약 2조7600억원)에 달한다.
RFID 수하물표는 여러 번 사용해 환경오염이 적고 고객 스마트폰으로 바로 짐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항공 서비스 개선 효과도 있다. RFID 수하물표는 전자종이에 전자잉크 기술을 쓴다. 근거리무선통신(NFC)도 들어간다. 고객이나 항공사 직원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RFID 수하물표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표시한다. RFID 칩은 고객에게 짐 위치를 알려준다.
RFID 수하물표를 개발한 뱅가드아이디 리처드 와르터 CEO는 “10센트짜리 RFID가 수하물 수송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현재 사용 중인 휴대용 가방 스캐너와도 호환된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는 고객 수하물이 분실됐을 때 `알림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브리티시항공은 지난달 노키아 루미아폰을 쓰는 100명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에게 RFID 수하물표를 테스트했다. 내년에는 브리티시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에 짐에도 달 계획이다. 호주 항공사인 콴타스에어웨이도 RFID 수하물표로 바꿀 예정이다. 항공사는 비즈니스좌석 등 VIP고객에게 무료로 RFID 수하물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