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에어컨 시험인증시스템을 턴키 방식으로 구축한다. 국내 시험인증기관이 장비 구축부터 운영기법에 이르는 서비스까지 일괄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사우디아라비아 표준청(SASO)과 `에어컨 에너지효율시험소 구축` 계약을 체결한다고 4일 밝혔다. 양 기관은 5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아드에서 남궁민 KTL 원장과 알 카사비 SASO 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사우디 에어컨 시험소 구축 사업은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10개월에 걸쳐 총 사업비 214만달러 규모로 진행된다. 에어컨 시험장비 구축을 비롯해 교육 훈련, 운영 매뉴얼 보급 등이 포함된다. KTL이 사업을 총괄하고, 사업완료 후에도 10년 이상 시험기기 유지·관리서비스를 매년 유상 제공한다.
그간 국내 시험인증기관이 해외 투자와 지사 설립으로 글로벌화를 노렸으나 시험장비 구축부터 운영기법, 소프트웨어 등을 전수 지원하는 사업은 처음이다.
기표원은 2011년부터 SASO를 상대로 에어컨 시험소를 포함해 △세탁기·냉장고 에너지효율시험소(400만달러) △에어컨 전기안전시험소(300만달러) △전자파 시험소(800만달러) △건물 에너지효율시험소(400만달러) 등 5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에어컨 시험소 사업을 계기로 나머지 4개 사업도 본격 추진이 기대된다.
SASO는 국제표준 적합성평가 시스템 개발, 시험·검사·인증 등 적합성 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기구다. 사우디아라비아 에어컨 소비시장은 연간 7억20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오는 2014년 약 12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진 기표원 적합성정책국장은 “시험소 구축사업을 계기로 사우디와 시험인증·표준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위(GCC) 7개 국가에 동일한 사업을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