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플러스 수익을 이어가던 `철옹성` 은행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4일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 3분기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금리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추락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이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조원) 대비 7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주가상승에 따른 유가증권평가손실 이익전환(8000억원), 추가 부실 발생 축소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3000억원) 등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000억원(14.5%) 감소했고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역시 반토막나 전년 동기 58.9%에 불과한 4조4000억원에 그쳤다.
은행 이익의 핵심인 이자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3분기 이자이익은 8조6000억원으로 2009년 3분기 7조8000억원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이자 이익 감소는 순이자마진의 하락 때문이다. 3분기 순이자마진은 예대금리차 축소 등에 따라 2009년 2분기(1.72%) 이래 가장 낮은 1.81%에 그쳤다.
3분기 중 비이자 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주가 상승 등에 따라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전분기 대규모 손실에서 이익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중 대손비용은 2조5000억원으로 신규부실발생 감소 등에 따라 전분기(2.8조원) 보다 3000억원 줄었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전분기 대비 0.18%포인트(P), 2.01%p 각각 상승한 0.39%, 4.69%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까지의 누적 ROA(0.32%)와 ROE(4.08%)는 2003년(0.17%, 3.41%)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은행 수익 개선이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금리 하락세가 조정국면에 접어들었고 일부 반등 기미가 있어 수익성이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표]국내은행 순이자마진(NIM)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