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씨앗 `20대 핵심 소재부품`]<하>상생협력의 힘

20대 핵심 소재부품 개발사업은 연구개발(R&D)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형 컨소시엄` 체계로 진행됐다. 복수의 소재부품 기업과 수요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대학과 연구소가 R&D에 참여했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소재부품 기업과 수요기업 간 적극적인 연계를 꾀했다. R&D 성과가 개별 기업에 국한됐던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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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전자 등이 개발한 옵티컬 매트릭스 스위치.

협업 시너지를 높이는 차원에서 병행 개발이 필요한 경우엔 관련 품목을 모두 묶어 패키지로 지원했다. 일례로 전자페이퍼(부품) 개발 시 코팅재(소재)와 필름(모듈)을 함께 개발하는 식이다.

`OXC(Optical cross connector)용 광 모듈 개발 사업`도 철저한 협업 방식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기가인터넷, 초고선명(UD) TV 확산에 따라 급증하는 광 네트워크 트래픽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광 스위치와 대용량·장거리 전송이 가능한 광 모듈을 국산화하기 위해 시작됐다. 정부 출연금 68억원을 바탕으로 총 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됐다.

빛과전자를 주관기관으로 K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코위버, 쏠리드시스템스, 엘디스, 코셋, 한양대 등이 참여했다. 레이저다이오드(LD) 전문업체 엘디스가 10Gbps급 LD 칩을 개발하고, 레이저 모듈 업체 코셋이 패키징을 담당했다. 빛과전자는 이를 80㎞까지 전송할 수 있는 10Gbps급 광 모듈 규격 시제품에 적용했다.

사업을 통해 개발된 광 매트릭스 스위치 등은 KT와 중국 화웨이 등에 납품되고 있다. 국내 7건, 해외 4건 등 총 13건의 등록 특허를 확보해 외산에 의존하던 광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실현했다. 황월연 빛과전자 상무는 “OXC용 핵심 광 부품 개발은 국내 주요 광 부품 업체, 연구기관, 수요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 관계가 만들어 낸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나마이크론(주관기관)과 심텍, 코리아써키트, LG화학, ETRI, SK하이엔지, 톰스코, 파트론 등이 참여한 `차세대 초박형 멀티칩패키지(MCP) 인쇄회로기판(PCB) 모듈 및 시스템인패키지(SiP)용 임베디드 PCB 모듈` 개발 사업도 협업이 빛을 발한 경우다.

MCP·SiP 기술은 모바일 단말기, 디스플레이, 의료, 컴퓨팅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의 경박단소화와 성능 향상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참여 주체들은 3년여에 걸쳐 긴밀한 협력 아래 초박형 반도체와 관련 소재, 부품, 최종 패키지에 이르는 전 과정의 핵심 기술을 상용화했다.

주관 기관 하나마이크론을 중심으로 세계 처음 MCP·SiP 칩 임베딩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심텍은 PCB 두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특수 공정을 사용해 신뢰성이 높은 부품을 생산했다. 코리아써키트는 임베디드 모듈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수율을 98% 이상으로 시현해 상용화를 앞당겼다.

이 사업엔 정부 출연금 78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157억원이 들어갔다. 참여 기관은 개발 사업 성공으로 오는 2015년 1조원에 이르는 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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