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AA 항공기 이착륙시 전자기기 허용...항공사 승인 레이스 돌입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태블릿PC로 영화를 보다 멈추는 일이 없어진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연방항공청(FAA)가 비행기 이착륙시 전자기기 사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FAA 발표와 동시에 미국 항공사가 규정을 바꾸고 발 빠르게 고객 유치 경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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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AA가 항공기가 이착률할 때 전자기기 사용을 허가했다.

FAA는 비행기 이착륙 등 고도가 낮을 때 전자책과 인터넷 음악, 동영상을 허용했지만 와이파이에 연결해 이메일과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행위는 여전히 금지된다. FAA가 전자기기 사용을 허용했다고 바로 모든 항공사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우선 각 항공사가 FAA로부터 안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을 비롯해 아메리칸에어라인, 델타 등 항공사는 FAA 발표 후 하루가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승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UA는 “이미 FAA에 승인을 요청했으며 가능한 안전하고 빠르게 작업을 마칠 것”이라며 “고객이 여행 중 즐겁고 편하게 전자기기를 이용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비행 중 개인 단말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고객 편의 증진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당장 FAA에 승인 서류를 제출할 방침이다. 델타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델타 항공기 대부분은 안전 승인 준비를 마치고 FAA 시험 대기에 들어갔다.

FAA 허가에도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종사들은 항공기 이착륙 때 만약의 부상을 피하고 비상시 신속한 탈출을 위해 전자기기를 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종사들은 “시야가 안 좋은 날은 특히 고객들이 모든 기기 전원을 꺼야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5만 명이 가입한 항공기 조종사 연합은 “FAA의 결정을 지지하지만 기상 악화 등 특수 상황에 고객 전자기기를 선택적으로 끄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규정 완화는 모바일 기기 확대의 산물이다. 항공사와 조종사는 전자기기가 비행기 운항과 고장에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지만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미 적지 않은 승객은 이착륙 때 전자기기 전원을 끄는 것을 잊거나 무시한다. 비행기 승객 경험 협회와 소비자가전협회가 내놓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30% 여행객이 이착륙 시 전자기기 전원을 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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