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년 자동차 후방 카메라 의무화 추진, 국내 기업 물량 수혜 예상...부가가치는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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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 후방 카메라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전장 카메라 시장이 탄력받고 있다. 국내 주력 부품 산업인 카메라 모듈 업체들은 전장 카메라뿐 아니라 휴대폰 카메라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상보형 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 센서와 유리 렌즈 등 핵심 소재·부품을 일본·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부가가치를 해외에 빼앗기는 이른바 `양쯔강 가마우지` 처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교통안전국(NHTSA)은 내년 출시될 신차부터 후방 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지난 2008년 완성차 업체에 후방 카메라 장착을 권고하는 법안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다. 자동차 후진 사고로 해마다 많은 아동이 사망하면서 미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후방 카메라 의무화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법안이 발효되면 당장 2조~3조원의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매년 판매되는 신차 1500만대 중 후방 카메라를 장착한 차량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신차 시장뿐 아니라 애프터 마켓 시장 규모도 적지 않아 후방 카메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휴대폰 카메라 모듈 업체는 지난 3~4년 전부터 자동차 카메라를 개발해오고 있으며 이미 상업화한 사례도 많다. 특히 엠씨넥스는 자동차 전장 카메라 사업으로 연간 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휴대폰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조금만 개조하면 전장 카메라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IT 부품 업체들도 잇따라 자동차 전장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코닉스는 카메라 렌즈를 국산화해 현대모비스·한국GM·타타자동차 등에 일부 납품하고 있다. 캠시스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도 내비게이션 및 차량용 블랙박스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들이 핵심 소재·부품을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장 카메라용 CMOS 이미지센서는 앱티나·OVT·소니 등 해외 기업이 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티나는 특히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전장 카메라 표준까지 주도하고 있다.

유리 렌즈는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한다. 국내에도 렌즈 생산 업체가 많지만 주로 휴대폰 카메라용 플라스틱 렌즈만 만들고 있다. 플라스틱 렌즈는 온도 변화에 취약해 아직 전장 카메라에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용 소재·부품을 국산화하지 못한다면 우리 기업들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며 “산업계뿐 아니라 정부·연구소 등이 힘을 합쳐 연구개발(R&D) 및 표준 선점 등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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