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인터넷과 게임 등 창의적 디지털 문화를 가로막는 사회 분위기에 우려를 드러냈다.
슈미트 회장은 30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빅텐트 2013`에서 “세상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인터넷은 세상이 이를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싸이와 같은 성공 사례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선 숨겨진 재능을 찾아내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효율적 시스템과 과감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강타한 싸이처럼 재능은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창작자들이 인터넷으로 세계와 만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한국의 가부장적이고 중앙집중적 문화는 창의성을 억누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문화는 하향식이지만 창의성은 밑에서 위로 올라가며 생겨난다”며 “여성의 사회 참여를 늘이는 등 문화를 바꿔나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 게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모바일 온라인 게임을 언제든 즐길 수 있다”며 “휴대폰 보급도 계속 이뤄져 더 많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의 발언은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강력한 규제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유로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내면 창의성이 힘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한글 역시 우리나라의 디지털 문화 발전을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꼽았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독자적 글자인 한글로 인해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됐다”며 “구글은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슈미트 회장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나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체험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구글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