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 소재에 달렸다.`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비로소 소재에 눈을 떴다. 전자·자동차 등 주력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탓이다. 퍼스트 무버로서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확실한 선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됐다.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을 위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소재`다. 부품·완제품 조립 생산 능력은 이미 평준화된 시대, 소재는 제조업 혁신의 열쇠를 쥐고 있다. 세계 최초 휘어지는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탄소섬유 플라스틱을 채택해 차체 무게를 줄인 자동차…. 시장의 이목을 끄는 제품들은 모두 소재 혁신이 있어 가능했다.
이런 차원에서 본지는 지난해부터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함께 `글로벌 소재기업과 함께 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캠페인`을 펼쳐왔다. 국내 제조업과 글로벌 소재 기업과의 기술 교류를 위한 `글로벌 소재 테크 페어`도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과거 우리 산업이 글로벌 소재 기업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산화해야 하는 대상`정도였다. 소재는 부가가치가 높지만 진입 장벽이 높고 원천 기술이 부족해 국내 기업들이 쉽게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테크 페어에 참여하는 글로벌 소재 기업들이 그렇듯, 대부분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소재 국산화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지만 이와 더불어 국내 제조업과 글로벌 소재 기업들의 협력은 산업 전체에 더 절실한 과제가 됐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우리나라 제조업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이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픈 이노베이션은 멀기만 하다. 소재 분야는 기업 이름조차도 구매나 프로젝트 담당 개발자 몇몇만이 아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재 기업들에게도 국내 제조업과의 협력은 향후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화학·소재 업계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합성물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엄청난 연구개발비도 문제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세계 시장을 이끄는 한국 제조업과 협업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글로벌 소재 기업들에게는 활로와도 같다. 글로벌 소재 기업들이 앞다퉈 국내에 연구개발(R&D) 센터와 생산시설을 세우며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다.
이번에 개최한 기술 교류회 외에도 본지와 산업부 등은 오픈 이노베이션 캠페인을 위해 다각도로 활동해왔다. 윈윈 성장 방안을 찾기 위한 글로벌 소재 포럼도 지난 해 9월부터 매 분기마다 개최했다.
박희재 R&D전략기획단장은 “우리 제조업에서 소재부품의 가치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210%나 성장했다”며 “그만큼 소재부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