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하려는 델의 전략이 탄력을 받는다. 창업자인 마이클 델 회장이 수개월간 공방 끝에 델 인수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상장을 폐지하고 개인회사로 전환하면 대대적 사업 개편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30일 더버지와 인포메이션위크에 따르면 델 회장과 투자전문업체 실버레이크파트너스가 델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델 주주는 주당 13.75달러와 특별 배당금 0.13달러를 합해 13.88달러(약 1만4700원)를 현금으로 받는다. 거래 규모는 총 249억달러(약 26조4000억원)다.
델 회장은 월가의 분기 조사, 주식 매입과 배당급 지급에 따른 현금 흐름 유동성, 주주 반대에 관계없이 회사를 바꿀 수 있다. 델은 수년 전부터 주문형 PC업체라는 꼬리표를 떼고 HP나 IBM과 경쟁할 수 있는 서비스, 소프트웨어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말에는 델 회장이 “델은 스스로를 엔드 투 엔드 서비스 업체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 수입원이 여전히 PC인 점을 감안하면 섣부른 판단이었다. 계속되는 PC 시장 침체는 곧바로 델 매출 저하로 이어졌다.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지자 델 회장은 사업 재정비를 위해 지난 2월 개인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델 회장은 당시 “세계 신흥 시장을 겨냥해 투자를 늘리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컨설팅을 비롯해 토털 솔루션 제공 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를 내비췄다. 아시아, 남미, 중동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강조했다.
인수가 완료됐지만 델의 미래가 장밋빛은 아니다. PC 시장 침체는 계속된다. 델은 최근 모바일 시장을 겨냥해 저가 태블릿PC `베뉴`를 출시했지만 선두 업체와 차이는 크다. 야심차게 제작 중인 ARM 기반 저전력 서버는 HP `문샷` 프로젝트와 경쟁한다.
올 연말 미국 오스틴에서 열리는 델 월드에서 최종 인수를 마무리한 델 회장이 어떤 전략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