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레이스. 넉넉한 트렁크 공간, 낮은 시작가격으로 국내 소비자 사로잡는다
“레이스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만든 차다”
29일,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로 평가받는 ‘레이스(Wraith)’ 국내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매니저 댄 발머의 ‘진지한’ 농담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차를 평가하는 기준이 “골프백을 넣을 수 있느냐”는 거여서, 역동을 강조한 쿠페임에도 이런 점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골프백을 넣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고 전했다. 골프를 비롯, 레저를 즐기는 활동적인 사람들이 타깃인 만큼 넉넉한 트렁크가 특징이라는 얘기다.
한국을 위한 특별한 전략은 한 가지가 더 있었다. ‘3억9,000만원’이라는 가격이다. ‘베이비 팬텀’이라 불린 고스트의 시작 가격 4억3,000만원보다 낮다.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는 모델의 가격 치곤 꽤나 공격적으로 느껴졌다.
댄 발머와 함께 한국을 찾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디렉터 폴 해리스가 답을 전했다. 그는 “레이스의 한국 판매 가격은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선 쿠페가 세단보다 비싸지만, 한국은 쿠페시장이 매우 작기에 레이스 시작가격을 고스트보다 낮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4명이 넉넉히 탈 수 있는 쿠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이스는 고스트와 달리 원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함정(?)이다. 보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은데다, 비-스포크로 대변되는 롤스로이스의 판매전략이 있기에 시작 가격을 낮춰도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거다. 소재와 디자인 영역을 넘어 원하는 첨단 기능까지 더 넣으면 차 값은 훨씬 비싸지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차를 만들어주는 특별한 주문생산방식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꾼 ‘묘법’이 아닐까 싶다.
레이스의 국내 첫 인도는 다음 달부터며, 지금 주문하면 빨라도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 물론, 주문 내용에 따라 2년 뒤가 될 수도 있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