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9일 국회가 추진하는 각종 기업 규제 입법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국내에서 경제민주화나 각종 기업 법안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우려가 조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지표를 보면 내년부터 상당히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되는 중요한 변곡점에 있지만 최근 저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통상임금 범위·근로시간 단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둘러싼 산업계의 입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 회장단은 중소기업 부담이 크지 않도록 대법원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결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단계적 근로시간 단축에는 동의하지만, 프랑스 같이 투자하기 어려운 나라로 알려져 투자 유치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키로 했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입법 단계에 있는 만큼 산업계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회장단은 각종 이슈가 터질 때마다 경제계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정부나 국회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설득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의를 포함한 경제 5단체가 여야 정책결정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지금 상황이 우리 경제가 재도약을 할 수 있는 변곡점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정부나 국회가 조금만 도와주면 재도약을 할 수 있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다만 경제성장률이 올해 2.7%, 내년 3.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착시효과 때문에 그런 것이지 나머지 기업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