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42.195㎞, 하지만 나의 결승점은 언제나 30㎞까지다. 메달도, 영광도 바랄 수 없는 국가대표, 오직 누군가의 승리를 위해 30㎞까지만 선두로 달려주는 것. 그것이 내 목표이자 임무다. 그래도 언젠가 한 번은 오로지 나를 위해 달리고 싶다. 금메달 뒤 숨겨진 영웅, 페이스 메이커!`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란 마라톤이나 수영 등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 후보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된 선수다. 이들은 오로지 남의 1등만을 위해 달려야 하는, 메달을 목에 걸 수 없는 선수다. 평생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를 더욱 각광받게 만들어주고 자신은 대중의 갈채로부터 조용히 몸을 숨겨야 하는 비운의 선수다. 영화 `페이스 메이커`에 보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차이점에 대해 의미심장한 내용이 나온다. “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둘 중에 뭘 하고 싶냐?” “나는 잘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극중에서 김영민이 잘하는 것은 30㎞까지 페이스 메이커, 김영민이 정말 좋아하는 일은 남을 위해서 달리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 42.195㎞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극중 김영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 엄밀히 말하면 어쩔 수 없이 이제까지 해왔기 때문에 그나마 잘할 수 있는 일을 그럭저럭 하면서 살아간다.
살아가면서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이런저런 시도를 해봐야 한다. 어떤 일은 즐겁고 신나지만 어떤 일은 잘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신이 나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하면 다섯 시간이 5분처럼 느껴지지만, 어떤 일은 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섯 시간처럼 느껴진다. 행복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더 잘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때 찾아온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일 때 행복은 절정에 이르지 않을까.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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