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조달청 고위직 대부분 유관단체 등에 재취업"

조달청 고위급 공무원들의 대부분이 퇴직 후 유관단체나 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용섭(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조달청 4급 이상 퇴직공무원 91명 가운데 94.1%인 85명이 재취업했다.

재취업자 중 관련협회 등 관계기관으로 42명(49.4%), 기업체로 36명(42.4%), 조달청 계약직, 교수, 연구원 등으로 7명(8.2%)이 자리를 옮겼다.

조달청장이 설립허가를 내준 기관들인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한국다수공급자계약(MAS)협회, 한국조달연구원 등에 재취업한 공무원도 19명이나 됐다.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와 한국MAS협회의 현직 상임 임원들은 모두 조달청 퇴직 공무원 출신들이다.

조달물자의 품질향상을 위해 도입된 `우수제품제도`를 관장하는 우수제품협회의 고위직들이 조달청 퇴직 인사들로 채워져 제품 심사나 평가 과정에서 중립성과 신뢰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한국MAS협회, 우수제품협회, 한국조달연구원에 재취업한 전직 조달청 간부들은 국가조달에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이중 취업해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억대연봉을 받는 한국조달연구원 K원장은 연구원뿐만 아니라 코오롱글로텍 고문, 동부건설 사외이사 직도 겸하고 있다.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C부회장은 가구를 관급 납품하는 보루네오가구 감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한국마스협회 C이사는 비츠로테크의 경영고문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급 이상 재취업자들은 평균 8287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고 있으며, 퇴직 후 재취업까지의 기간도 75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조달청 출신들이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허점을 이용해 관련 협회의 고위 간부로 취업하는 것은 조달업무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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