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다모델 전략, 삼성은 성공하고 애플은 실패...

제조 경쟁력 차이가 다모델 전략 성패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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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올해 들어 다모델 전략 구사에 나섰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탓에 초기 성적표가 어둡다. 특히 애플이 처음 내놓은 중저가 모델 아이폰5C 판매가 지지부진하다. 휴대폰 시장 게임의 룰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스마트폰 다모델 전략으로 최근 신흥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조 경쟁력 차이가 스마트폰 시장 쌍두마차의 다모델 전략 성패를 결정지은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8700만대로 전 분기보다 17.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4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여러 중저가 모델이 신흥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충격을 상쇄한 덕분이다.

3분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 비중은 33% 수준으로 전 분기 42%보다 크게 낮아졌다. 통상 재료비가 300달러 내외인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 등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률은 2분기 21%보다 높은 21.7%를 기록했다. 남다른 제조 경쟁력과 마케팅 능력이 이익률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처음 선보인 아이폰5C는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애플은 중저가 모델 아이폰5C 생산을 줄이고, 프리미엄 모델 아이폰5S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페가트론·폭스콘 등 전자제품제조전문기업(EMS)에 지난 3분기보다 20% 감축한 아이폰5C 주문량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 아이폰5C 실패를 논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가장 큰 신흥 시장인 중국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2·3차 출시 국가에서도 아이폰5C는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몇년 전부터 부품 표준화 및 스마트폰 하드웨어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반 하드웨어 플랫폼에 디스플레이·카메라모듈 등 부품 구성만 바꾸면 고가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모델을 빠른 속도로 출시할 수 있다. 갤럭시S4 미니, 갤럭시S4 액티브, 갤럭시S4 줌 등 파생 모델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플랫폼 전략 효과로 갤럭시S2 때보다 개발 속도를 35% 높였고, 완제품 리드타임은 20% 이상 줄였다. 내년 초 베트남 제2 공장 무인자동화 프로젝트까지 본격 가동되면 상품기획·개발·제조 기간은 더욱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애플은 제조를 EMS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제품 출시 속도를 앞당기고 여러 모델을 내놓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차별화만으로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브랜드 자산을 갖추고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만 살아남는 시장 환경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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