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보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국 시장 진입을 준비 중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전자책이 급성장하지 못했던 이유는 콘텐츠, 전자책 기기, 마케팅, 독자를 꿰는 기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자책 전반을 두루 아는 코보에 한국은 `매우 흥미로운` 시장입니다.”
세계 3위 전자책 사업자 코보가 내년 초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온다. 타일러 디미코(Tyler Dimicco) 코보 아시아 담당 총괄매니저는 전체 출판 시장에서 2% 정도 밖에 차지하지 못하는 한국 전자책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밝게 내다봤다.
그는 “한국 전자책 시장에 아주 많은 사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지만, 그 누구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며 “코보는 하드웨어, 콘텐츠, 마케팅 등 전자책 전반을 아주 잘 알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책 시장 성장 걸림돌로 꼽히는 `읽을 만한 전자책이 없다`는 지적에도 오히려 자신만만했다. 코보 전자책 단말기는 다년간 축적된 기술로 세련된 디자인과 빠른 속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한국 대형 출판사가 코보로 전자책을 출간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출판사들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가 만족스럽지 못한 한국 전자책 품질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몇 달 전 한국에 왔을 때 전화기가 끊임없이 울렸다”며 “한국의 대형 종이 출판사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전화였다”고 말했다. 디미코 총괄매니저는 “출판사가 생각하는 것은 오직 독자와 작가”라며 “어느 작가가 자신의 책이 안 좋은 디스플레이로 나오는 것을 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직접 코보의 `오라HD` 전자책 단말기를 바닥으로 일부러 떨어뜨리면서 “잘 고장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코보의 아시아 공략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일본을 시작으로 두 달 전 필리핀에 진입했고 인도에서는 2주 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보는 내년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대만 순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코보는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최근 우리나라 전자책 기업 아이이펍과 만화·소설 등 콘텐츠 계약을 체결했다.
디미코 총괄매니저는 유료 콘텐츠 개념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미국에 처음 진입할 때도 불법 전자책이 많이 유통되고 있었다”며 “코보에는 무료와 유료 서비스가 모두 있지만, 돈을 주고 볼만한 알찬 콘텐츠나 서비스만 뒷받침되면 유료 독자는 자연스레 늘 수 있다”고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