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지갑을 열려면 중국 쇼핑몰에 입점하라.`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을 뚫기 위한 외국계 전자상거래 기업의 전략이 현지 대기업과의 `정면 승부`에서 `기생`으로 선회했다. 현지 유통업계를 장악한데다 가격 경쟁력으로 앞서가는 알리바바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스트바이와 월마트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사들이거나 아예 자사 매장을 접고 알리바바 밑으로 들어가는 등 과감한 `친 중국` 전략을 펼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전자제품 유통기업 베스트바이는 최근 자사 브랜드를 내건 매장을 철수하고 알리바바 사이트 내의 `티몰`에 매장을 열었다. 세계 유통 업계 1위 월마트는 지난 해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하오디엔`의 최대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시 짰다. 중국 온라인 유통 과정에서 이 기업의 기존 시스템을 활용할 전망이다.
중국 현지 기업에 의지하지 못하면 손해가 나는 형편이다. 미국 B2C 유통기업 니만마커스는 중국 현지 유통 업체와 제휴가 불발되자 자체 창고를 세웠지만 손해만 보고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구 기업은 중국에서 유통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인지 모르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베이와 그루폰 등 유명 외국 기업은 중국 유통 업체와 경쟁에서 밀려 고전했다. 이들은 큰 폭의 할인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싸게 샀더라도 물건이 제 가치를 다 하기를 바라는 중국인의 정서와 복잡한 유통업계 진입장벽으로 고심해 왔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매출액은 오는 2015년까지 570조원을 웃돈다고 예상됐다. 같은 해 미국은 약 360조원으로 추산됐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9년부터 매년 70% 이상씩 성장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