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MBC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 채용도 전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변화 흐름에 맞춰 구직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언론사 공채 시기도 불규칙하다. 2011년 MBC 파업이나 SBS 수시채용 등으로 채용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언론사 경영 악화나 종편의 등장도 변화에 한몫했다.

격변하는 미디어 업계 취업 상황 속에서 많은 구직자가 선호하는 직종인 PD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우리 결혼했어요` `신입사원` 등을 연출하고 MBC 간판 예능인 `라디오스타`를 맡고 있는 전성호 PD로부터 전략을 들었다.
전성호 PD는 MBC 간판 예능 프로를 맡고 있을 만큼 유능한 PD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전성호 PD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크기는 비슷하다. 그것이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는 운에 따르는 것 같다. PD 생활을 하면서 연달아 히트작을 내는 사람이 있고 하나의 히트작도 못 내는 사람이 있지만, 이 또한 노력을 덜 했다기보다 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PD에 따르면 PD를 선발할 때 합격이나 불합격 여부도 마찬가지로 운이 작용한다. 그 당시 면접관이 원하는 성향에 따라 그 여부가 좌우되는 것이다. 이처럼 PD라는 직업은 불확실성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PD가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종종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연출이 튀어나오고 이를 잘 대처해야만 한다. 방송에 있어서는 `불확실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만 하는 것이다. 전성호 PD가 말하는 언론인 혹은 PD지망생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한 궁금증 해결 여섯 가지를 정리했다.
Q1:전성호 PD가 생각하는 `좋은 연출`이란?
A:사람들을 웃게 하는 연출이 좋은 연출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무작정 웃기는 연출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웃음을 주긴 하지만 어떤 선까지 갈 것인지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웃음을 주되 선을 넘는다면 좋은 연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2:면접 때 받았던 질문 중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A:아직도 기억나는 질문이 있는데, 당시 면접관이 쌀 한 가마니가 얼마인 줄 아냐고 물었습니다. 사실 저도 정확히는 몰랐었는데 `제가 자취생이라 쌀을 사봐서 아는데 5만원 정도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틀린 대답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아 그래요?` 하고 넘어 갔던 걸 보면 질문했던 분도 답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웃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도입니다. 답을 몰라도 당당한 태도, 더 나아가 틀린 이야기를 맞는 것처럼 얘기할 수 있는 태도를 높게 평가 한 거죠. 물론 제가 교양 PD를 지원했다면 떨어졌겠지만, 예능 PD기 때문에 쫄지 않고 대답하는 태도를 높게 샀던 것 같습니다.
Q3:저는 웃긴 사람이 아닙니다. 진지한 사람도 예능 PD가 될 수 있을까요?
A:저를 보시면 알겠지만 될 수 있습니다.(웃음)
Q4:예능 PD가 갖춰야 할 요소가 있다면?
A:함께 일하는 사람마다 원하는 PD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가들이 원하는 PD는 잘생긴 PD(웃음), 선배들이 좋아하는 PD는 의외로 저돌적인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연기자들이 좋아하는 피디는 시간낭비를 안 하게 하는 PD입니다. 결정 장애를 가진 PD를 안 좋아하죠. 결정을 빨리 못하고 머뭇거리면 그만큼 녹화 시간이 지체됩니다. 약속을 지키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Q5:입사 후에 기획, 연출에 장르를 넘나들 수 있나요?
A:가능합니다. 실제로 예능 선배 중에 교양 PD로 간 분도 있습니다. 물론 원한다고 쉽게 바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확신이 있고 간곡하다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Q6:연출하는 분의 입장으로 CG 디자인(자막)의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A:저는 자막을 반대하는 편입니다. 시청자가 영상으로 보고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것을 자막으로 미리 처리를 해버리게 되니까, 시청자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자막이 대중에게 익숙해졌고 자막을 잘 쓰면 편집이 더 잘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훨씬 큰 재미를 줄 수도 있고요. 무한도전의 경우 자막으로 위트 있는 메시지를 주고 재미를 극대화하는, 하나의 장르를 연 경우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 비중을 따지자면 총연출의 8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