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말에 제습기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제습기가 이상하다 할 정도로 기능이 이상해지더라고요. 이불에 습기가 많아서 가동을 시켜도 제습기 돌아가는 소리만 나고 제습이 된다는 생각을 못 할 정도였습니다. (중략) 평가단 말은 받아들이고 고객말은 씹는 게 위니아 서비스입니까?(생략)”
“안녕하십니까, 위니아만도 고객상담실입니다. 문의주신 사항에 연락을 드렸으며 고객님 제품은 위니아만도 모델이 아닌 위닉스 제품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위닉스 제조사에 문의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말 위니아만도 서비스 홈페이지에 접수된 위닉스 제품 관련 문의 사례다. 유사한 제품 브랜드를 사용하는 중견 가전업체 위니아만도(대표 민원식)와 위닉스(대표 윤희종)가 올 여름 제습기에 이어 에어워셔까지 핵심 판매 모델이 겹치면서 소비자가 혼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8일 위니아만도에 따르면 올해 제습기 성수기인 6~8월 석 달 간 위니아만도 고객센터에 걸려온 위닉스 제품 관련 문의가 무려 457건으로 전체 4895건 중에 9.3%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 상담실만이 아니라 검색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에도 소비자가 위니아와 위닉스를 혼동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두 회사 영어 표기는 알파벳 5자 중 앞의 4자 W I N I가 겹치고 마지막만 A와 X로 다르다.
위니아만도는 1993년 `위니아`라는 브랜드로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 진출했고, 2003년에 사명도 아예 `위니아만도`로 바꿀 만큼 공기청정기와 환경가전 시장에 대한 애착이 크다. 2007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에어워셔를 출시하면서 에어워셔 시장에 1위를 지키고 있다.
1973년에 유신기업으로 창업한 위닉스는 삼성, LG 등 대기업의 에어컨, 냉장고에 들어가는 열교환기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2000년 사명을 위닉스로 변경하면서 제습기, 에어워셔, 정수기 등 일반 소비자 제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양사를 두고 소비자 혼란이 늘어난 것은 실제 브랜드 명칭이 유사한 것(WINIA-WINIX)은 물론 위닉스가 제습기에 이어 에어워셔 시장을 메인 타깃으로 삼으면서다. 여기에 2011년 위니아만도 딤채 모델로 활약했던 배우 조인성을 위닉스가 올해 제습기, 에어워셔 모델로 기용하면서 혼란이 한층 가중됐다. 업계에서는 선도기업을 타깃으로 삼은 `미투(me-to)`전략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위닉스는 유사 가전제품 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위닉스 관계자는 “에어워셔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선도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나 제품을 모방한 것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제습기 시장 1위인 자사 덕분에 위니아가 일부 반사이익을 얻었으며, 위닉스 제습기 뽀송, 에어워셔 숨이라는 별도 브랜드명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눅눅한 실내를 뽀송뽀송하게`라는 광고슬로건도 우리가 작년에 먼저 사용했던 것”이라며 “브랜드의 유사성에 기댄 모방 전략은 에어워셔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제조사의 기술력이나 제품 성능 등을 꼼꼼히 살피고 유사 브랜드 제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