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콘텐츠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설립될 콘텐츠공제조합이 이달말 출범 예정이지만 운용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출자자금마저도 영세 콘텐츠기업 자금이 대부분이어서 당초취지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박홍근 의원(민주당)은 콘텐츠진흥원 내부자료 `콘텐츠공제조합 가입유치 상황보고`문서를 공개하고, 콘진원이 10월 한 달간 팀별로 출자자 모집을 할당하고 800여개 기업들에게 이메일과 전화로 출자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콘텐츠공제조합은 2015년까지 1000억 원 운영자금(정부 500억, 대기업 400억, 민간출자 100억)을 조성해 영세 콘텐츠 기업의 자금난 해갈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정작 2014년 정부예산안에서 관련예산 240억원 전액이 삭감됐다.
박 의원은 이런 와중에 콘진원이 직원들을 동원해 콘텐츠 기업들에게 이메일과 전화로 출자를 종용해 “영세 사업자 호주머니를 털어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료에 의하면, 콘진원 5개 본부와 15개 팀별로 매일 실적관리와 상황보고를 받아 홍상표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 종용 덕분에 지난달 30일 24개에 불과했던 출자기업 수는 이달 8일 64개, 22일 117개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모집한 출자금은 4억1500만원에 그쳤다.
박 의원 “직원까지 동원해 무차별적으로 출자를 종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갑의 횡포”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먼저 출연금을 내놓고 조합의 성공가능성과 정부의지를 보여줘야 기업들도 신뢰를 가지고 출자를 하는 것이다”며 정부의 출연을 촉구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