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가수 서태지가 `신탁 관리 계약`을 놓고 2차 공방전에 들어갔다. 서태지는 11년간 음저협과의 저작권사용료 청구소송을 벌인 끝에 지난 5월 승소했으나, 음저협은 서태지가 받아간 금액 3억4000여만원 중 세금과 신탁관리 수수료 등이 포함된 1억1990만원을 반환하고 다시 맞받아쳤다.
음저협은 협회 회원이었던 서태지를 상대로 국세청에 납부해야할 세금과 음악을 신탁관리한 비용인 신탁관리수수료 등 총 1억1990만1562원을 반환하라는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것으로 27일 뒤늦게 밝혀졌다.
음저협은 법원 판결에 따라 서태지 측에 지급한 3억4000만원 중 서태지가 음저협 회원이었기 때문에 해당기간 세금과 신탁관리 수수료는 돌려받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음저협 관계자는 “협회 회원신분을 가지고 있는 음악저작인들은 누구나 협회가 나누어주는 저작권료 중 3.3%의 세금을 국세청에 납부해야 돼 서태지에게 지급해야할 원금 2억6800만원 중 3.3%를 원천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서태지에게 지급했지만 서태지가 다른 음악저작인들의 저작권료를 보관하고 있던 협회의 통장을 압류해 이를 추심해갔다”고 말했다.
서태지 측은 법원 판결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음저협이 신탁 수수료를 소송 중에 제기해야지 판결이 난 뒤 제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서태지컴퍼니 이사는 “재판부에서 판결한 금액대로 추심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이 없다”며 “판결 후 음저협이 임의대로 공제한 금액을 주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재판부에서 판결한 금액만큼만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대법원 판결에 음저협이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대법원에 따져야 하는 일을 우리 측에 따지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서태지와 음저협 간 싸움은 지난 2002년 서태지의 히트곡 `컴백홈`을 패러디한 가수 이재수의 음반을 문제로 처음 시작됐다. 음저협은 이재수의 음반에 대해 서태지 컴백홈 사용을 허락했고 이에 반발한 서태지는 협회에 신탁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했다.
서태지는 2003년 4월 법원에서 협회의 신탁관리금지 가처분결정을 받았지만 협회는 2006년 9월 신탁관리계약 해지 의사를 전했다. 서태지 측은 협회가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음원 사용자들에게 음악사용료를 징수해왔다며 2003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저작물 사용료 4억6000여만원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냈다. 대법원에서는 서태지 손을 들어주면서 협회는 결국, 서태지 측에 3억4000여만원을 배상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